1. 개요

후종인대... 어려운 해부학적 명칭이군요. 한자로는 後縱靭帶라고 씁니다. 후종인대를 설명드리기 전에 이런 상상을 한번 해봅시다. 성냥갑을 한 줄로 높이 쌓았고 이것을 그대로 이동시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쌓아놓은 성냥갑의 앞, 뒤로 테이프를 길게 세로로 붙인다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그렇습니다. 이 성냥갑이 척추뼈이고 테이프가 인대입니다. 우리가 길게 세로로 붙였으니까 종(縱)이라 명명한다면, 앞에 붙인 것은 전종(前縱)이 되고, 뒤에 붙인 것은 후종(後縱)이라고 억지로 한자로 표현할 수 있겠군요. 즉 후종인대란 척추뼈의 뒷부분에 붙은 인대를 말합니다. 그런데 척추뼈의 뒤에는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신경관(긴 튜브)이 있습니다. 따라서 후종인대가 골화(뼈처럼 단단해지고 굵어짐)된다면 그 뒤의 신경관을 지나는 신경이 압박되겠지요. 이로 인해 나타나는 신경증상을 후종인대 골화증이라 합니다.

2. 동의어

OPLL(Ossified Posterior Longitudinal Ligament)

3. 정의

척추뼈의 정렬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존재하는 후종인대가 딱딱하게 골처럼 굳어지면서 굵어져 신경관을 지나는 신경을 압박함으로써 신경장애가 나타나는 질환을 말합니다.

4. 증상

후종인대 골화증은 대개 경추(목뼈)에서 발생하며 간혹 흉추(등뼈)에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경추부는 상지에서의 감각을 담당하는 감각 신경과 뇌에서 상지 및 하지로의 운동을 관장하는 운동 신경 및 배뇨, 배변, 성기능 등 자율신경을 제어하는 신경 등이 지나가는 부위이므로 척수신경의 압박이 있을 경우, 상지의 감각 이상, 보행 장애(다리가 뻣뻣해 보행시 힘의 조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음), 장기간의 보행시 허벅지 부위가 뻑뻑하면서 죄어오는 느낌이 오는 증상, 하지의 근력(근육의 힘)저하 및 배뇨, 배변 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상의 질환은 후종인대 골화증의 특이한 증상은 아니며, 기타 경추신경을 압박할 수 있는 모든 질환에서 관찰될 수 있습니다.)

5. 원인,병태 생리

후종인대 골화증은 서양인에서는 드물며 한국, 일본 등 극동 지방의 동양인에게서 자주 발생합니다. 그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동양계에 호발하는 것으로 보아 유전적, 인종적 요소가 관여하여 후종인대의 변성을 촉진함으로써 후종인대의 골화가 점차적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생각되며, 당뇨병과의 연관성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그 외 강직성 척추염, 미만성 골 과잉증 등의 질환에서 자주 발견되고 있습니다. 골화된 후종인대는 인접한 인대의 변성을 촉진하므로 대개 2~5개의 척추뼈에 걸쳐 나타납니다. 40대 이후의 중년, 노년 연령층에 잘 발생하며 남자에게 많습니다.

6. 진단

단순 방사선 촬영에서 후종인대가 골화되어 다른 척추뼈와 같은 흰색으로 보입니다. 여러 개의 척추뼈에 걸쳐 이어져 있을 경우 연속형, 떨어져 따로따로 존재할 경우를 분절형이라 하며 이 두 종류가 혼합되어 있는 경우를 혼합형이라고 합니다. 컴퓨터 단층촬영(CT)상 신경관 내로 골화된 인대가 두꺼워진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골화된 인대에 의한 척수신경이 압박되어 나타나는 신경변성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핵 자기공명영상(MRI)을 시행합니다. 보조적으로 신경손상의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근전도, 유발 전위검사, 방광 기능검사 등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7. 경과,예후

후종인대 골화증은 발병하면서 차츰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후종인대가 골화되어 딱딱해질 경우 이 속도가 가속화되면서 차츰 신경압박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8. 합병증

딱딱하게 굳은 인대에 의해 신경압박이 오랜 기간 지속될 경우 척수신경에 되돌릴 수 없는 변성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러한 경우 수술을 시행해도 이미 손상된 신경 기능의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9. 치료

골화된 후종인대에 의한 척수신경의 압박이 현저할 경우 나타나는 신경증상 등이 약물치료, 물리치료 등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경변성이 심해져 되돌릴 수 없게 되기 전에 수술 요법을 시행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수술은 목의 앞쪽으로 접근하여 골화된 후종인대를 척추체와 함께 제거하고 척추 유합술을 시행하는 전방 접근법과, 목의 뒤로 접근하여 척추관을 셩형술 등으로 확장시켜 상대적으로 척수신경의 압박 정도를 감소시키는 후방 접근법 등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10. 예방법

대개의 퇴행성 척추 질환과 마찬가지로 과도한 목 운동을 삼가고 목의 굴곡이 심해지는 자세(엎으려 책보기, 쇼파에 누워 TV보기, 습관적인 목 돌리기나 목 좌우 꺾기 등)를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목 돌리기는 목 근육이 일련으로 수축, 이완하는 과정에서 잠시 목이 편안해진 느낌을 가질 수 있지만, 목 뼈의 경우에는 우리가 아는 맷돌운동을 통해 뼈와 디스크를 갈아내는 효과가 있으므로 경추골의 비후 및 후골인대 골화 등 퇴행성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11. 이럴땐 의사에게

후종인대 골화증이 단순 방사선 촬영에서 확인되어도 증상이 없거나 경미한 경우에는 이상의 예방법을 준수하고 주기적 추적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일단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나 진행할 경우에는 신경외과 의사에게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실제로 하지 마비, 감각 이상을 속칭 풍, 혈액 순환 장애 등으로 자가 진단하여 보존적 한방 요법이나, 임의적인 투약에 의존함으로써 치료 시기를 놓치는 분들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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